/// LEARN · L0 입문 · 04

토큰 · 컨텍스트 · 환각

AI를 쓰다 보면 이상한 일이 몇 가지 반복된다. 갑자기 그만 쓰라고 하고, 아까 한 말을 잊고, 없는 사실을 당당하게 말한다. 이 세 낱말이 그 셋을 각각 설명한다. 외울 필요는 없고, 무엇을 뜻하는지만 알면 된다.

1. 토큰 — 글자를 세는 단위

AI는 글을 글자 단위로 읽지 않는다. 토큰이라는 덩어리로 자른다. 영어는 대략 단어 하나가 한 토큰, 한글은 한 글자가 1~2 토큰 정도로 보면 얼추 맞는다.

내가 쓴 문장 오늘 저녁 뭐 먹을까? → 기계가 보는 것 (약 10 토큰) 오늘 저녁 뭐 먹을 까 ? * 실제로 어떻게 잘리는지는 모델마다 다르다. 감만 잡으면 된다.
문장 하나가 토큰 여남은 개. A4 한 장은 대략 1,000~1,500 토큰쯤 된다

왜 알아야 하나

토큰은 돈과 한도를 세는 단위이기도 하다. 두 가지가 여기서 갈린다.

아껴 쓰는 요령 (몰라도 되지만 알면 편한 것)

같은 자료를 매번 다시 붙이지 않는다. 한 대화 안에서는 앞서 준 파일을 기억한다.
300쪽짜리 설명서를 통째로 넣는 대신 필요한 장만 넣는다.
긴 대화가 느려지면 새 대화를 연다 — 이유는 바로 다음 항목이다.

2. 컨텍스트 — 한 번에 들고 있을 수 있는 양

컨텍스트 윈도우는 한 대화에서 AI가 동시에 보고 있을 수 있는 분량이다. 책상 넓이라고 생각하면 정확하다. 넓지만 무한하지 않다.

대화를 시작하면 책상이 비어 있다. 내가 붙인 파일, 내가 한 말, AI가 한 답이 차례로 책상 위에 쌓인다. 책상이 다 차면 오래된 것부터 밀려난다.

대화 시작 내가 정한 규칙 여유 있음 한참 뒤 내가 정한 규칙 주고받은 말들 거의 참 한계 주고받은 말들 규칙이 밀려남 ↓
맨 처음에 정해 둔 규칙이 제일 먼저 밀려난다

그래서 이런 일이 생긴다 — "아까 존댓말로 쓰라고 했잖아", "그 파일 아까 줬는데?". AI가 게을러서가 아니라, 그 내용이 이미 책상 밖으로 밀려난 것이다.

해법은 하나 — 새 대화를 연다

더 세게 지시해도 나아지지 않는다. 주제가 바뀌면, 또는 답이 이상해지기 시작하면 새 대화를 여는 것이 정답이다. 중요한 내용은 새 창 첫 줄에 다시 붙여 넣으면 된다.

3. 환각 —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것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다. AI는 모르는 것을 만나면 "모르겠습니다"라고 하는 대신 그럴듯한 것을 지어낸다. 이걸 환각이라고 부른다. 거짓말이라기보다 빈칸 채우기에 가깝다.

L0 · 02에서 본 대로 AI는 "다음에 올 그럴듯한 말"을 잇는 기계다. "그 책은 1987년에 나왔고 320쪽입니다" 같은 문장은 모양이 그럴듯하면 만들어진다. 진짜인지 확인하는 장치가 애초에 없다.

특히 잘 지어내는 것들

이런 건 꼭 확인한다왜
숫자 — 가격, 쪽수, 연도, 통계모양만 맞으면 그럴듯해 보인다
고유명사 — 제품명, 모델명, 사람 이름비슷한 이름을 섞어 만든다
인용 — "그 책에 이런 문장이 있다"비슷한 말투로 새로 쓴다
주소 · 링크있을 법한 주소를 조합한다
법·규정 조항조항 번호까지 그럴듯하게 붙인다
알아채는 방법

① 자신 있게 말할수록 오히려 의심한다. 진짜 모르는 것도 똑같이 당당하게 말한다.
② "그거 어디서 나온 건지 알려 줘" 라고 되묻는다. 출처를 못 대거나 얼버무리면 지어낸 것이다.
③ 같은 질문을 새 대화에서 다시 물어본다. 답이 매번 다르면 모른다는 뜻이다.

줄이는 방법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두 가지로 크게 줄어든다.

세 낱말로 설명되는 흔한 증상

이런 일이 생기면원인할 일
"잠시 후 다시 시도" 안내가 뜬다토큰기다리거나, 넣는 자료를 줄인다
아까 한 지시를 잊는다컨텍스트새 대화를 열고 규칙을 다시 적는다
준 파일을 다시 달라고 한다컨텍스트새 대화로 옮긴다
없는 제품·쪽수·링크를 말한다환각출처를 묻고, 원본으로 확인한다
매번 답이 다르다환각그 주제는 모른다고 보고 자료를 준다

정리 — 세 줄

  1. 토큰은 분량을 세는 단위다. 한도와 "너무 큽니다"가 여기서 나온다.
  2. 컨텍스트는 책상 넓이다. 차면 앞의 규칙부터 밀려나므로 새 대화를 연다.
  3. 환각은 빈칸을 그럴듯하게 메우는 성질이다. 숫자·이름·인용은 반드시 확인한다.
해 볼 것 · 10분
  1. 아무 책이나 하나 고르고 "이 책 몇 쪽에 무슨 내용이 나오느냐"고 물어본다.
  2. 답이 나오면 "그거 어디서 확인한 거야?" 라고 되묻는다.
  3. 새 대화를 열어 같은 질문을 다시 한다. 답이 다른지 본다.

일부러 환각을 한 번 만들어 보면 "그럴듯한 답"을 대하는 눈이 달라진다.

확인 질문 눌러서 답 보기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가 떴다. 세 낱말 중 무엇 때문인가?

토큰. 정해진 시간 안에 쓸 수 있는 양을 다 쓴 것이다. 기다리거나 넣는 자료를 줄인다.

아까 존댓말로 쓰라고 했는데 반말로 돌아왔다. 왜 그런가?

컨텍스트 — 책상이 차서 맨 처음 정한 규칙이 제일 먼저 밀려났다. 새 대화를 열고 규칙을 다시 적는다.

같은 질문에 매번 답이 다르다. 무엇을 뜻하나?

그 주제는 모른다는 뜻이다(환각). 자료를 주고 "이 안에서만" 찾게 한다.

다음 편에서는 토큰이 돈이 되는 자리 — 모델 · 앱 · 회사와 요금제 — 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