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기계의 진짜 강점
성능이 아니라 늘 켜져 있다는 것이다. 내 노트북은 닫으면 자고, 데스크톱은 껐다 켠다. 작은 기계는 내가 자는 동안에도 깨어 있다.
그래서 여기에 맞는 일은 "똑똑하게 판단하는 일"이 아니라 "때가 되면 하는 일"과 "계속 지켜보는 일"이다.
심부름꾼 역할 세 가지
① 모아 둔다
정해진 시간마다 어딘가에서 자료를 가져와 쌓아 둔다. 판단은 안 한다. 빠뜨리지 않고 모으는 것만 한다. 나중에 큰 기계나 클라우드가 이 더미를 한 번에 처리한다.
② 지켜본다
폴더에 새 파일이 생겼는지, 어떤 값이 기준을 넘었는지, 무언가 멈추지 않았는지. 조건에 맞으면 다음 단계를 촉발하는 역할이다. 이것도 판단이 아니라 규칙이다.
③ 알려 준다
결과를 내 휴대폰이나 메일로 보낸다. 사람이 확인할 자리를 만드는 것이 이 역할의 핵심이다. 자동으로 돌아가는 것에 사람이 끼어들 틈이 여기 하나는 있어야 한다.
AI 소식 은 두 층으로 나뉜다. 모으는 일은 서버가 몇 시간마다 알아서 하고, 무엇을 올릴지 고르는 일은 하루 한 번만 따로 돈다.
고르는 쪽이 하루 쉬어도 모아 둔 것에서 자동으로 채워지므로 쪽이 비지 않는다. 작은 기계에 맡기는 일의 설계는 대개 이 모양이다 — 모으는 일은 자주·단순하게, 판단하는 일은 가끔·따로.
맡길 것 / 맡기지 말 것
| 맡긴다 | 맡기지 않는다 |
|---|---|
| 정해진 시간에 자료 모으기 | 큰 모델 돌리기 (느려서 못 쓴다) |
| 폴더 감시 · 조건 확인 | 대화하듯 주고받는 일 |
| 알림 보내기 | 지우기 · 보내기 같은 되돌릴 수 없는 동작 |
| 간단한 형식 변환 · 이름 정리 | 사진·영상을 대량으로 다루는 일 (발열·수명) |
| 원본을 그대로 둔 채 사본 만들기 | 유일본을 보관하는 일 |
① 저장장치가 먼저 죽는다. 메모리카드로 돌리는 기계는
쓰기가 잦으면 몇 달 만에 망가지기도 한다. 중요한 것을 거기 두지 않는다.
② 더우면 느려진다. 오래 돌리는 일은 여름에 다르게 동작한다.
③ 조용히 멈춰 있다. 화면이 없으니 죽어도 모른다.
살아 있다는 신호를 주기적으로 보내게 해 두지 않으면
일주일 뒤에야 알게 된다.
실패를 전제로 짠다
- 같은 일을 두 번 해도 괜찮게. 알림이 두 번 오는 것은 참을 수 있지만, 한 번 더 돌았다고 자료가 두 배가 되면 곤란하다. 이미 한 것은 건너뛰게 만들어 둔다.
- 실패하면 그 자리에 멈추게. 어중간하게 반쯤 처리하고 넘어가는 것이 아무것도 안 한 것보다 나쁘다.
- 기록을 남기게. 언제 돌았고 몇 개를 처리했는지 한 줄씩. 나중에 문제를 찾을 때 이 한 줄이 전부다.
- 멈출 방법을 만들어 두기. 파일 하나를 지우면 멈추는 정도로 충분하다. 끄는 법을 모르는 자동화는 만들지 않는다.
정리 — 세 줄
- 작은 기계의 강점은 성능이 아니라 늘 켜져 있다는 것이다.
- 역할은 셋 — 모아 두기 · 지켜보기 · 알려 주기. 판단은 위로 올린다.
- 두 번 돌아도 괜찮게, 실패하면 멈추게, 끌 수 있게 만든다.
다음 편에서는 이 조각들을 이어 붙인다 — 집 안에서 사람 없이 도는 것들을 어디까지 늘릴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