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ARN · L0 입문 · 09

시키면 안 되는 일

두 종류가 있다. 원리상 못 하는 일과 할 수는 있지만 맡기면 안 되는 일. 앞의 것은 알고 나면 답답함이 줄고, 뒤의 것은 알고 나면 사고가 줄어든다. 금지 목록을 외우는 편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는 기준을 만드는 편이다.

1. 원리상 못 하는 일 네 가지

① 확인 — "이게 사실인지 확인해 줘"

AI 는 자기가 아는 것과 지어낸 것을 스스로 구분하지 못한다. 그래서 "맞는지 확인해 줘"라고 하면 대개 "맞습니다"라고 한다. 확인은 원본을 가진 쪽이 한다 — 설명서, 영수증, 공식 홈페이지.

다만 자료를 주면 이야기가 다르다. 파일을 붙이고 "이 안에 그런 내용이 있는지, 있으면 어디인지 찾아 줘"는 잘한다. 기억을 확인하는 것은 못 하고, 준 자료를 뒤지는 것은 잘한다.

② 최신 정보 — "요즘 어떻게 됐어?"

AI 는 어느 시점까지의 글을 읽고 만들어졌다. 그 뒤의 일은 모른다. 가격, 사람, 제도, 최신 제품 — 전부 바뀌었을 수 있다. 요즘 것은 웹 검색 기능이 켜져 있는지 확인하고 물어야 하고, 그때도 나온 링크를 눌러 원문을 한 번 보는 편이 좋다.

③ 정확한 계산 — 숫자가 많을 때

간단한 셈은 한다. 그런데 자릿수가 커지거나 줄이 많아지면 슬쩍 틀린다. 머릿속으로 암산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해법은 계산을 맡기지 말고 계산할 도구를 만들게 하는 것이다 — "엑셀 수식으로 알려 줘" 또는 "계산해서 xlsx 파일로 만들어 줘". 그러면 기계가 계산하므로 틀리지 않는다.

④ 내 사정 — 물어보지 않은 것

"내 보험 언제 만기야?", "지난달 관리비 얼마 나왔지?" 는 답할 방법이 없다. 그 정보를 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자료를 붙이면 그때부터 가능해진다.

2. 할 수 있지만 맡기면 안 되는 일

맡기지 않는다대신 이렇게
남의 개인정보
주민번호·연락처·진료 기록·남의 사진
필요한 부분만 가리고 올리거나, 아예 올리지 않는다
비밀번호 · 인증서 · 카드번호 어떤 이유로도 올리지 않는다. 이미 올렸다면 그 비밀번호를 바꾼다
되돌릴 수 없는 실행
결제 · 주문 · 전송 · 삭제 · 공개
준비까지만 시키고 마지막 버튼은 내가 누른다
최종 판단
계약할지, 수술받을지, 어디 투자할지
정리와 질문 목록을 받고, 판단은 사람에게
남의 글을 내 것처럼 참고는 하되 출처를 밝히고, 내 문장으로 다시 쓴다
가장 흔한 사고

파일을 내용을 보지 않고 통째로 올리다가 비밀번호나 남의 연락처가 같이 올라가는 경우다. 올리기 전에 한 번 열어 보는 습관만으로 대부분 막힌다.

3. 조심해서 써야 하는 세 분야

건강 · 법률 · 돈. 이 셋은 물어보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답을 어떻게 쓰느냐가 문제다. 쓰는 법이 따로 있다.

이건 좋다 어려운 용어 풀어 주기 물어볼 것 정리하기 이건 아니다 진단 · 처방 · 최종 결정 전문가 대신 쓰기
같은 분야라도 "이해를 돕는 것"과 "결정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이 셋에서 가장 좋은 쓰임

"내가 무엇을 물어봐야 하는지 모르겠다" 를 해결해 주는 것이다.
"이 서류를 들고 상담을 갈 건데, 담당자에게 꼭 물어봐야 할 것을 목록으로 만들어 줘."
이렇게 쓰면 전문가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를 더 잘 쓰게 된다.

4. 판단 기준 — 세 가지만 물어본다

"이거 AI 한테 시켜도 되나?" 싶을 때 스스로 던지는 질문이다.

  1. 틀리면 어떻게 되나?
    다시 하면 되는 일이면 마음껏 시킨다. 돈이 나가거나 되돌릴 수 없으면 — 준비까지만 맡긴다.
  2. 내가 확인할 수 있나?
    결과가 맞는지 내가 판단할 수 있으면 괜찮다. 전혀 모르는 분야라 맞는지도 모르겠다면, 그 답은 참고까지만.
  3. 이게 밖으로 나가도 되나?
    남의 정보나 비밀이 섞여 있으면 그 부분을 빼고 올린다.

이 셋을 통과하면 대부분 안심하고 쓸 수 있다. 막히는 것은 보통 2번이다 — 확인할 수 없는 답은 믿지 않는다.

5. 하나 더 — 생각하는 일을 통째로 넘기지 않기

기능의 문제가 아니라 습관의 문제다. 초안을 받아 고치는 것과, 읽지도 않고 그대로 내보내는 것은 다르다. 전자는 시간을 벌고, 후자는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르게 만든다.

쉬운 기준 하나 — "이걸 누가 물어보면 내가 설명할 수 있나?" 설명할 수 없으면 아직 내 것이 아니다. 그럴 땐 한 번 더 읽고, 모르는 부분은 되묻는다.

정리 — 세 줄

  1. 못 하는 것은 확인 · 최신 정보 · 정확한 계산 · 내 사정. 자료를 주면 대부분 풀린다.
  2. 맡기면 안 되는 것은 남의 정보 · 비밀번호 · 되돌릴 수 없는 실행 · 최종 판단.
  3. 기준은 셋 — 틀리면 어떻게 되나 / 내가 확인할 수 있나 / 밖으로 나가도 되나.
해 볼 것 · 10분
  1. 집에 있는 서류 하나(보험 증권, 가전 보증서, 계약서 아무거나)를 사진으로 찍는다. 이름·주소·계좌번호는 가리고 찍는다.
  2. "이 문서에서 내가 꼭 알아둬야 할 것 다섯 가지와, 담당자에게 물어볼 질문 세 개" 를 시킨다.
  3. 답에 나온 숫자나 조항을 실제 문서에서 찾아 대조한다.

이 편의 내용이 한 번에 몸에 붙는다.

확인 질문 눌러서 답 보기
"이게 사실인지 확인해 줘" 가 잘 안 되는 이유는?

AI 는 아는 것과 지어낸 것을 스스로 구분하지 못한다. 대신 자료를 주고 "이 안에 그런 내용이 있는지, 어디인지 찾아 줘"는 잘한다.

숫자가 많은 계산을 맡길 때 더 안전한 방법은?

계산을 맡기지 말고 계산할 도구를 만들게 한다 — 엑셀 수식이나 xlsx 파일로.

"이거 AI 한테 시켜도 되나?" 스스로 던지는 세 질문은?

틀리면 어떻게 되나 / 내가 확인할 수 있나 / 밖으로 나가도 되나.

마지막으로 반대쪽을 본다. 무엇을 올리지 않을지는 여기서 정했으니, 다음 편에서는 올린 자료가 어디로 가고, 얼마나 남고, 누가 쓰는지를 본다.